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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5.01 19:22 수정 : 2014.05.01 20:58

김영삼 9단이 30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인터뷰 도중 크게 웃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바둑TV 해설위원 김영삼 9단
“수만판의 대국 머릿속에 기억
기사들의 생각 엿볼 수 있어”
첫 부부 기사에 정관장 감독
“좋은 선수 선발 가장 어려워”

반상에는 침묵 속에 두 사람의 손길만 오간다. 단순한 흑과 백의 배열. 그러나 그 돌 하나 하나에는 두 대국자의 의도와 견제, 타협과 반발이 숨어 있다. 돌을 놓은 자리 하나로도 대국자가 형세를 낙관하는지, 비관하는지도 엿본다. 바둑 해설 이야기다.

바둑티브이 전속 해설위원인 김영삼(39) 9단은 “프로기사의 경우 머릿속에 수만판의 데이터가 들어 있고 개인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돌이 놓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본 대국은 수백판에 불과하지만 기보를 통해 연구하고 기억한 대국은 그보다 훨씬 많다.

그는 30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조한승 9단과 이희성 9단의 제10기 한국물가정보배 예선 결승 녹화 때에도 3시간이 넘도록 해설을 했다. 진행자와 함께하지만 사실상 조력자 없이 홀로 대국을 분석해야 함에도 그는 바둑해설이야 말로 가장 쉽고 재미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김 9단은 “당사자가 아닌 만큼 모를 수도 있지만 최대한 아는 만큼 설명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한 알기 쉽게 해설하려고 한다. 프로기사들의 경우 한두 마디면 이해하지만 일반인들의 경우 충분히 설명해도 이해 못하는 경우를 자주 느끼기 때문이다.

월간 <바둑> 해설위원이기도 한 김영삼 9단은 현재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정관장팀 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정관장팀은 올해도 상위권으로 점쳐지는 강팀이다. 김 담독은 1~2년 뒤의 발전 가능성에 방점을 두고 선수들을 선발해 신예들이 많다. 그는 감독의 역할에 대해 “가장 중요한 역할은 좋은 선수를 뽑는 것”이라며 “함께 발전해나갈 수 있는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대진 오더를 잘 작성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삼 9단은 1993년 다소 늦은 20살에 프로에 입단했다. 15~16살에 입단하던 당시의 관례에 비해 늦은 편이다. 그나마도 1년 만에 군에 입대하면서 25살이 돼서야 다시 바둑계로 돌아온다. 그는 “주위에서 입대를 연기하라는 충고도 했지만 그땐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제대한 1997년 신예프로 10걸전에서 준우승을 하며 3년 공백을 단숨에 메우는 듯 했으나 그의 성적은 꼭지점을 찍었다. 2004년 현미진 5단과 결혼해 바둑계에서 국내 첫 프로기사 부부이기도 하다.

그는 한때 등산, 테니스, 야구 등 운동의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그가 타고 다니던 코란도 뒷칸에는 항상 2박3일 동안 쓸 수 있는 옷과 장비가 가득 실려 있었다. 김 9단은 “바둑기사의 경우 시간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한때는 바둑두고 공부하고 운동하는 게 생활의 전부였다”며 “바둑기사는 사회적으로 추앙받진 않지만 하대받지도 않고, 이미지도 나쁘지 않고, 스포츠라고 하지만 고급문화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김 9단은 주목받을 신예로 신진서 2단(14)를 꼽았다. 2012년 제1회 영재입단대회 첫번째 입단자인 그는 충분히 제2의 이세돌·박정환이 될 자질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미 3~4학년 때 나와 큰 차이를 못 느낄 만큼 엄청난 천재”라며 “거의 독학으로 크고 거의 완성단계에 있다는 점에서 장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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