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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3.16 11:26 수정 : 2016.03.16 14:24

이세돌 9단(오른쪽)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알파고와의 제5국을 마친 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에게 자신이 서명한 바둑판을 선물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알파고와 대결 아쉽지만 좋은 경험…바둑 발전에 큰 도움”
“어렸을 때부터 승부욕 남다르고 하나 가르치면 열 알았다”

바둑에 관한한 이세돌 9단은 어렸을 때부터 남달랐다.

5살 때부터 당시 아마 5단의 실력을 갖고 있던 아버지 이수오(1998년 작고)씨 손에 이끌려 바둑을 배운 이 9단은 선친이 외출하면서 숙제로 내놓은 사활문제를 완벽해 풀어놓곤 해 부모를 깜짝 놀라게 했다.

초등학교 입학 전인 6살 때에는 전국 어린이바둑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등 일찍이 바둑영재임을 확실히 입증했다. 이 9단 보다 7살 위인 장남 상훈씨를 초등학교 5학년때 서울로 바둑 유학을 보낸 부모는 이 9단도 서울로 보내기로 결정한다. 아직 어머니 품이 그리울 나이의 어린 형제는 고향 신안 비금도에 부모 곁을 떠나 서울의 전문기사 집에서 하숙을 하면서 험난한 바둑 공부에 들어가야 했다. 이 9단은 당시 초등학교 교사이던 선친이 바둑 애호가여서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바둑 속에서 자랐다. 위로 누나 상희, 세나씨, 형 상훈, 차돌씨 등 형제 자매가 모두 바둑을 배웠고 즐겼다. 이러다 보니 가족이 모였다 하면 반상에서의 대화가 일상이기도 했다.

어머니 박양례(70)여사는 16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인류 대표로 인공지능인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벌인 이세돌 9단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세돌이는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하는 특출한 아이였고 바두에 관한한 승부욕이 남달랐다”고 강조했다.

박 여사는 “막내(세돌)는 서울로 유학가기 전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공부도 잘했고 특히 산수를 잘했다”며 “초등학교 입학도 하기전 고사리손으로 바둑을 둬 전국어린이바둑대회를 제패한 것이 일생에서 가장 기특하고 기쁜 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박 여사는 “두 누나가 이화여대, 차돌이는 서울대에 진학을 했다”며 “세돌이가 바둑을 두지 않고 공부를 했더라면 훨씬 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여사는 “섬의 어려운 환경에서 3남 2녀의 자녀들을 대학을 보내고 바둑공부를 시키느라 남편과 함께 많은 고생을 했지만 모두 잘 자라줘 감사하고 뿌듯하다”며“아이들을 이렇게 키워놓고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 항상 그립고 아쉽다”고 회상했다.

이 9단의 선친이 3남 2녀에게 바둑을 가르치면서 반상에서 바둑돌 놓을 자리를 지적하는 용도로 쓴 사용한 지휘봉은 집안의 가보로 박 여사가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이 9단은 좀체 고향 비금도 본가를 오지 못한다.

추석이나 설 등 명절에는 고향에 홀로 계신 모친을 뵙고도 싶지만 기전이 특별히 이런 명절에 집중적으로 열리기 때문이다.

이 9단 모친은 이 9단의 이런 사정에 아주 밝아 항상 이해하고 엄마 찾지 말고 기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라고 오히려 성화를 낸단다.

이번 ‘세기의 대국’이 끝난 뒤 이 9단과 전화통화라도 하고 싶었지만 참았던 이유도 막내에 대한 이런 애틋함이 배여있다.

박 여사는 패한데 대한 본인의 아픔, 아쉬움, 안타까움이 남아있고 대국을 치르느라 심신도 극도로 피곤할 것으로 생각하고 이 9단과 전화통화할 마음을 접었다.

대신 장남 상훈이와 전화통화를 통해 막내를 위로해주고 용기를 북돋워 주라고 신신당부 했다.

박 여사는 “세돌이가 최근 이번 대전을 포함해 많은 기전을 치르느라 조금 야윈것 같기도 하다”며 “여름에는 종종 고향에 오는 만큼 고향 집에 오면 좋아하는 회와낙지 요리를 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세기의 대결에 대해 박 여사는 “인류 대표가 인공지능에게 1승을 올린 것이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여사는 “결과가 다소 아쉽더라도 최선을 다한 아들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고 장하고 자랑스럽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 여사는 알파고와의 대결은 아들에게 기존의 바둑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하는 하는 아주 좋은 경험으로 아들의 바둑 실력을 키워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여사는 “이번 세기의 대국을 지켜보면서 아들을 응원해준 고향 주민, 친지, 국민에게 큰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에 바둑 열풍을 보니 한국의 바둑 미래는 정말 밝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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