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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19 17:46 수정 : 2019.11.20 02:36

이세돌 9단. 김봉규 기자

한국기원 기사회 탈퇴 이어 프로기사 사퇴서
국내활동 불가…중국 등 해외서도 어려울 듯

인공지능과 맞대결 1승 등 숱한 일화 남겨
성적 10위권 하락 등 일인자 자존심 영향
사무총장과 기사회장, 총재 등 결재만 남아

이세돌 9단. 김봉규 기자

이세돌(36) 9단이 바둑계에서 은퇴했다.

이세돌 9단은 19일 한국기원에 프로기사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미 한국기원 기사회에 탈퇴서를 냈고, 이날 프로기사 사직서도 제출하면서 활동을 마감했다. 이세돌 9단은 한국기원 주최 각종 기전에 참가할 수 없다. 사실상 중국이나 일본 등 해외무대 활동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세돌의 사직서는 사무총장과 총재의 결재를 거쳐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1995년 입단한 이세돌은 독특한 착상과 전투적 기질로 한 시대를 풍미한 천재기사다. 하지만 가감없는 자기주장과 일인자로서의 자존심을 배경으로 바둑계 기성 질서에 도전하는 등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또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1승4패를 기록해, 공식전에서 인간이 기록한 유일한 1승의 주인공으로 남았다.

이세돌 9단은 풍운아적 기질을 갖추고 있다. 프로 3단 시절인 1999년에는 한국기원의 승단대회에 응하지 않겠다고 선포했고, 결국 굴복한 한국기원이 2003년부터 우승 기록이나 대국 전적을 승단심사에 반영하는 식으로 제도를 바꿨다. 2009년에는 국내 최대의 한국바둑리그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한국기원이 “랭킹 10위까지는 반드시 한국바둑리그에 참여해야 한다”는 조항을 만들기도 했다. 각종 기전의 개·폐막식에 기사가 의무적으로 참가하고, 대국 개최 장소와 시간 등 정해진 일정표를 준수해야 한다는 규정도 이세돌 9단으로 인해 만들어졌다.

반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프로기사들의 모임인 기사회를 상대로 그동안 공제해 간 상금의 일부(3~5%)를 돌려달라며 법적 소송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2016년에는 기사회에 탈퇴서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우승자의 상금의 일부를 재원으로 충당해온 기사회 입장에서는 반감도 많았다. 한국기원도 올해 “프로기사로 입단하면 기사회 회원이 되고, 기사회 회원만이 기전에 출전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바둑계 관계자는 “이세돌 사범이 워낙 자존심이 강하다. 승부욕이 강한데 최근 랭킹이 1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일인자로서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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