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믿음’이 SK의 ‘데이터’를 이겼다

두산의 세스 후랭코프가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에스케이(SK) 와이번스와의 2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최주환, 2점홈런 등 3타점 7-3 반격의 1승
후랭코프 퀄리티스타트…중심타선 줄줄이 폭발

두산의 세스 후랭코프가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에스케이(SK) 와이번스와의 2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케이비오(KBO)리그 최다승 투수는 달랐다. 세스 후랭코프(두산 베어스)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승제) 2차전에서 ‘홈런군단’ 에스케이(SK) 와이번스 타선을 상대로 3실점(1자책)으로 틀어막고 팀에 7-3 승리를 안겼다. 정규리그 1위 두산은 이로써 1패 뒤 1승을 거두며 에스케이와의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국시리즈 3차전은 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이어진다.

■ 후랭코프의 역투와 중심타선의 부활 두산은 선발 후랭코프의 호투를 바탕으로 김재환·양의지·최주환 등 중심타선이 살아나 홈구장에서 귀중한 1승을 챙겼다. 정규시즌에서 다승 1위(18승3패)인 후랭코프는 6⅔이닝 동안 무려 117개의 공을 뿌리며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5안타 3실점(1자책)했다. 7회 2사 1루에서 3루수 실책이 빌미가 돼 2점을 더 허용했지만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해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두산은 또 4번 타자 김재환이 연속 2루타 등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고 양의지와 최주환도 각각 타점을 올리는 등 중심타선이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4-3으로 쫓기던 8회에서도 무사 1루에서 김재환-양의지-최주환 등이 연속안타를 뽑아 3점을 달아나 승부를 기울였다.

■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오재일의 도루 두산 8번 타자 오재일은 발이 빠르지 않다. 정규시즌 동안 단 1개의 도루를 성공했고, 1개의 도루 실패도 있었다. 하지만 오재일은 결정적인 순간 도루에 성공하며 선취점의 밑돌을 놓았다. 3회 우전안타로 1루에 진루한 오재일은 9번 오재원의 헛스윙 삼진 때 과감히 2루 도루를 시도해 성공했다. 계속해서 허경민의 안타 때 3루에 진루했고, 정수빈의 2루 땅볼 때 홈으로 뛰어들어 첫 득점에 성공했다. 두산은 1차전에서 무려 11개의 잔루를 기록하며 득점권 타율 0.200에 그쳤고 앞서 2회에도 무사 2루의 찬스를 무득점하는 데 그쳤지만, 오재일의 과감한 선택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첫 득점에 성공한 두산은 4회 들어 김재환의 2루타와 양의지의 안타로 추가점을 뽑았고 최주환이 2점홈런을 터뜨려 순식간에 4-0으로 달아났다.

■ 데이터 타순과 믿음의 타순 에스케이가 1차전 승리에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타순에 변화를 준 반면, 두산은 1차전에서 패했음에도 거의 동일한 타순을 고수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 전 “(1차전에서)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우리 타자들의 감각이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2차전에서 유일하게 김재호와 오재일의 타순을 서로 바꿔 각각 7, 8번에 배치했다. 반면 에스케이는 최정을 선발 3번 타자에 복귀시키고 1차전에서 5번을 쳤던 김동엽을 7번으로 내렸다. 이재원이 1차전에서 4타수 1안타로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2루수로는 플레이오프 기간 2루수로 뛰었고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3루로 나서 호수비를 보였던 강승호 대신 ‘우투좌타’의 박승욱을 선발로 발탁했다. 박승욱은 이날 멀티안타를 치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으나, 믿었던 에스케이의 홈런포가 침묵했다. 이찬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