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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1.13 18:23 수정 : 2018.11.13 20:55

프로야구 에스케이(SK) 와이번스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트레이 힐만 감독이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뒤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타자 발사각도 등 ML 지표 활용
‘한국야구 금기’ 어퍼컷 스윙 장려
SK 2년 연속 팀홈런 1위 만들어

상대타자 타구 분석 ‘수비시프트’
투수 고려한 타순도 데이터 활용
‘가을 사나이’ 박정권 기용은 압권

프로야구 에스케이(SK) 와이번스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트레이 힐만 감독이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뒤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레이 힐만(55) 에스케이(SK) 와이번스 감독이 취임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큰 족적을 남겼다.

힐만 감독은 2006년 니혼햄 파이터스를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데 이어 올해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면서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모두 정상에 오른 유일한 감독이 됐다. 출범 37년째인 케이비오(KBO)리그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최초의 외국인 감독이기도 하다.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2008~2010년)이 선진 야구기법 등으로 성과를 얻었음에도 포스트시즌 성적 부진 탓에 박한 평가를 받는 반면, 힐먼 감독은 자신의 야구철학을 관철하면서도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힐만 감독은 우선 가능성에 그쳤던 타자들을 조련해 국내 최고의 ‘홈런군단’으로 변모시켰다. 발사 각도와 타구 속도 등 메이저리그 지표들을 활용하고 국내에서는 금기시되던 어퍼컷 스윙도 장려했다. 2016년 팀홈런 182개로 두산(183개)에 이어 2위였던 에스케이는 이듬해인 2017년 홈런 234개를 쳐내 한 시즌 최다 팀홈런 기록을 세웠고, 올해도 233개의 홈런을 기록해 2년 연속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확률과 각종 지표 등 데이터도 적극 활용했다. 상대 타자의 타구 방향을 분석해 타자가 잘 치는 방향으로 치우쳐 수비하는 ‘수비 시프트’를 적극 도입했다. 확률에 기반한 수비 시프트는 자칫 반대쪽에 허점을 드러낼 수도 있지만 타자들의 습관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점에서 성공률이 높았다.

타순 역시 철저한 데이터에 따랐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도 일부 중심타선을 제외하고는 매 경기 상대 선발투수와의 성적이 고려됐다. 특히 ‘가을의 사나이’ 박정권의 기용이 압권이었다. 정규시즌 성적은 14경기에 나서 타율 0.172에 불과했지만, 가을에 강했던 기록을 바탕으로 플레이오프 첫 경기부터 출장시켰다. 포스트시즌 전경기에 출장했던 박정권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날리는 등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지난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8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힐만 감독은 선수들의 몸상태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모든 투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 위험 요소를 없애겠다”고 강조하고 이를 실천했다. 특히 부상 경력이 있는 선수들을 철저히 관리해 무리한 선수 기용이 거의 없었다.

구단 관계자는 힐만 감독이 외국인이면서도 선수들 뿐 아니라 팬들과의 스킨십에 적극적인 점이 각별히 인상에 남는다고 전했다. 선수들과 장난을 치며 자주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했고, 라커룸에 변장을 하고 들어가거나 갑자기 불을 끄고 놀래키는 등의 장난은 포스트시즌에도 이어졌다고 한다. 사회공헌과 팬서비스에도 관심이 높아 투수 김광현과 함께 머리를 길러 기부하기도 했다.

힐만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올해를 끝으로 팀을 떠난다고 일찌감치 밝혀 일부에서는 경기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구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픈 가족을 위한 것이니 충분히 이해를 구할 수 있다고 보고, 미리 팬들과 구단에 설명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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