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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1.26 21:35 수정 : 2018.11.27 12:49

첫눈이 내린 지난 24일 서울 공릉동 육사야구장에서 사회인야구 선수들이 노원리그 토요 3부리그 경기를 치르고 있다.

[생활체육 시리즈/(1)야구 동호회]
사회인야구 3만개 팀 50만명 활동
10년 새 5배나 증가…구장 난은 여전

첫눈이 내린 지난 24일 서울 공릉동 육사야구장에서 사회인야구 선수들이 노원리그 토요 3부리그 경기를 치르고 있다.
생활체육을 통해 다져진 건강한 몸은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체육활동을 통해 의료비 지출을 줄이고 우울증·자살 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절감된다는 보고도 있다. <한겨레>는 대한체육회와 공동으로 생활체육 현장에서 땀 흘리는 야구, 핸드볼, 테니스, 아이스하키 동호인의 이야기를 4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첫눈이 내린 지난 24일 서울 공릉동 육사야구장. 서울에 무려 8.8㎝의 눈이 내렸지만 오후가 되자 ‘야구 마니아’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라운드에 모였다.

사회인야구 노원리그 토요 3부리그 경기. 허연 입김이 나오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던지고 치고 달리는 사이에 선수들의 얼굴엔 어느새 땀이 배어났다.

일요일인 25일 오후 경기 고양시 낙민초등학교 운동장. 이제 막 팀을 만든 ‘일도야구단’ 선수 6~7명이 모여 타격 연습과 수비 훈련을 하며 땀을 흘렸다. 검도를 하다가 만난 사이라 야구단 이름이 ‘일도(一到)’다. 아직 유니폼도 없고 동작은 어설프지만 열정만큼은 금메달감이다.

이민호(48·경기 고양시)씨는 “어릴 때 동네 야구만 하다가 정식으로 팀을 만들고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으니 꿈을 이룬 것 같다”며 “타격할 때도 즐겁지만 멋진 플레이를 한 동료를 보는 것도 즐겁다”고 했다. 조경열(46·경기 김포시)씨도 “야구에 대한 미련이 남았는데 마침 기회가 생겨 직접 야구를 하니 너무 좋다”며 “야구 레슨 하는 곳도 많고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눈높이에 맞는 정보도 많아 야구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있다”고 했다.

이제 막 사회인야구를 시작한 ‘일도야구단’ 조경열(왼쪽)씨와 이민호씨가 25일 경기도 고양시 낙민초등학교에서 야구 연습을 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직장 동료나 학교 동문, 이웃 등 지인끼리 팀을 만들면서 사회인야구가 눈에 띄게 팽창했다. 사회인야구 기록 사이트인 ‘게임원’에 등록된 사회인 야구팀은 26일 현재 2만9012개, 선수는 54만2598명이다. 활동을 중단한 팀과 중복 선수를 감안하더라도 2만5000개팀 50만명가량으로 추산된다. 5000개팀 10만명이던 10년 전과 견주면 5배나 늘었다.

팀들은 대개 사설 리그에 가입해 한 시즌 250만~350만원을 내고 10~12경기를 치른다. 사회인야구 리그나 대회가 서울 등 수도권에 250개 전국적으로 400개가 넘는다. 136개팀이 참가해 국내 가장 큰 사회인야구 리그 가운데 하나인 ‘우리리그’ 이수한 사무국장은 “누구나 어린 시절 동네야구의 추억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처음엔 망설이다가 글러브를 끼고 공 몇 개 던지다가 열성파로 바뀌는 선수들을 많이 봤다”고 전했다.

한 시즌 10경기 남짓한 리그 경기로 만족하지 못한 팀들은 연습경기를 치른다.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야용사’는 말 그대로 애초엔 동호인끼리 야구용품을 싸게 사는 정보를 올리는 곳이었지만 지금은 구장 대여, 연습경기 주선 등의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최근 몇 년간 지방자치단체에서 야구장을 많이 건립했지만 팀 수에 견주면 여전히 부족하다. 더욱이 한강시민공원 등 접근성이 좋은 곳에서 야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신청팀이 많아 추첨하는데 경쟁률이 보통 수십 대 1이다. 좀 괜찮다 싶은 구장은 2시간 사용료가 30만원인데 연중 리그를 진행 중이라 그나마 대여도 어렵다. 20년 넘게 사회인야구를 즐기는 박주환(50·서울 갈현동)씨는 “야구를 하려고 경기도 남양주, 안산, 포천, 이천, 강원도 속초, 전북 전주까지 가봤다”며 “서울에서 야구한다는 건 행운“이라고 했다.

사회인야구 선수들이 경기 고양시 엔에치(NH)인재원 실내야구장에서 겨울훈련에 여념이 없다. 우리리그 제공
선수들은 비시즌에도 겨울훈련에 여념이 없다. 국내 최대규모인 경기 고양시 엔에치(NH)인재원 실내야구장엔 겨울 석달간 주말마다 훈련하는 팀들로 넘쳐난다. 특히 6인제 실내야구는 축구의 풋살처럼 운동량이 많아 인기가 높다. 사회인야구 8년째인 조남영(37·서울 상계동)씨는 “지금도 금요일 밤이면 주말에 야구할 생각에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야구는 내 인생의 활력소”라며 활짝 웃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사회인야구 선수들이 경기 고양시 엔에치(NH)인재원 실내야구장에서 6인제 실내야구를 즐기고 있다. 우리리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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