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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03 17:30 수정 : 2005.02.03 17:30

야구선수 지망생들이 줄어들고 있다. 일선 지도자들은 유망주를 축구에 빼앗기고 있다는 말도 한다. 가뜩이나 학생 수가 줄어들어 자원이 부족한 마당에 선수들이 인기종목으로 몰리면서 여타종목은 선수 구하기가 힘들다.

김상훈 〈에스비에스〉 해설위원은 사석에서 “야구선수 지망생이 주는 것은 자녀가 1~2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 적이 있다. 그도 3형제여서 셋째인 자신에게 야구를 시켰다는 설명이었다. 허구연 〈문화방송〉 해설위원은 지난 달 프로야구선수협회 토론회에서 “아들을 운동선수로 키우는 것은 일종의 도박”이라고 말했다. 선수로 훌륭하게 크면 좋지만 키가 더 자라지 않는다거나, 자질이 부족하다거나, 뜻밖의 부상으로 중도 탈락하면 인생 낙오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선수들은 보통 초등학교 5~6학년 때 종목을 선택해 학교 운동부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들의 선택은 건강 삼아 태권도도장에 다니는 것과는 전혀 무게가 다르다. 예년에 비해 학업에 신경을 써주기는 하지만 대학 진학 실패 등으로 선수생활을 포기해야만 했을 때 일반 학생들과 동일한 처지에서 인생을 설계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어느 나라에 비교해도 뜨겁다. 가정에서 교육비 비중이 큰 폭을 차지하고, 이민자들이 국내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도 교육 때문이다. 집값도 교육 여건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한다. 이처럼 자녀의 장래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학부모들에게 운동선수로 키우는 것만큼 불확실한 미래도 없다. 비록 자녀가 운동을 좋아해도 선뜻 운동선수로 키우기가 어렵다.

서울 잠신중학교 야구부는 다른 학교에 비해 학업을 강조하고 성적도 좋아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년에 한 명 정도는 일반학생 중에서도 야구부에 들어온다. 학업을 강조할수록 당장의 경기력은 약화할 것이 분명하지만 유망주들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면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

당장의 성적에 연연해하지 말자. 흥미가 있으면 언제든지 선수생활을 할 수 있고, 쉽게 그만둘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장래 운동선수를 꿈꾸지 않더라도 자녀의 체력을 위해, 단체생활을 통한 원만한 인간관계 배양 등을 위해 운동부로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이 많아야 한다. 야구선수로 뛰는 학생의 장래 선택권을 확보해주고, 저변을 넓히는 것이 길게 보면 프로야구가 사는 길이다.

이찬영 기자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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