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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08 14:04 수정 : 2019.05.09 08:27

류현진이 8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회 공을 던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유에스 투데이 스포츠 연합뉴스

류현진, 6년만에 두번째 완봉
공 93개로 애틀랜타 잠재워
NL 전구단 상대 승리도 달성
“오늘이 엄마 생신…좋은 선물”

류현진이 8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회 공을 던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유에스 투데이 스포츠 연합뉴스
9-0으로 앞서던 9회초 2사 2루. 류현진은 껄끄러운 타자 프레디 프리먼을 맞았다. 볼카운트가 1볼-2스트라이크로 바뀌자 다저스 홈팬들은 모두 일어섰고, 류현진은 보란 듯이 146㎞ 포심 패스트볼을 높은 쪽에 찔러넣어 프리먼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무려 6년 만에, 통산 두번째 완봉승을 완성하는 순간이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완봉승을 거둔 5번째 투수가 됐다.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한국시각으로 8일 ‘어버이날’이자 자신의 어머니 생일에 완봉승을 선사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 그는 9이닝 동안 4안타만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삼진 6개를 잡아내며 사4구는 단 1개도 허락하지 않았고 93개의 공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2013년 5월29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완봉승한 이후 무려 2170일 만이다. 빅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내셔널리그 전 구단 상대 승리도 완성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을 2.03으로 떨어뜨린 류현진(4승1패)은 이날까지 44⅓이닝을 소화해 규정이닝(39이닝)을 채우며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5위, 내셔널리그 4위로 올라섰다. 특히 볼넷은 2개만을 허용해 삼진/볼넷 비율이 22.5(삼진 45개, 볼넷 2개)로 2위 맥스 셔저(워싱턴 내셔널스)에 2배 이상 높은 1위다. 셔저는 삼진을 72개 솎아냈으나 볼넷도 8개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또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2경기 연속 8이닝 이상을 소화해 부상 이후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며 데뷔 해인 2013년(14승8패) 못지않은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3경기 연속 7이닝 이상을 소화한 것도 2014년 4월23일 이후 약 5년 만이다.

류현진은 절묘한 제구력과 완급을 조절하는 투구로 애틀랜타 타선을 압도했다. 경기 초반에는 힘을 아끼면서 상대 타선을 요리한 뒤 이닝을 거듭하며 더욱 힘을 쏟아 상대가 적응할 수 없도록 했다.

5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갔고, 6회초 선두타자에게 첫 안타를 맞았으나 포수 러셀 마틴의 침착한 수비와 더블플레이를 완성한 내야진의 도움으로 이닝을 마쳤다. 7회초 2사 2루에서는 로날드 아쿠냐에게 안타성 타구를 맞았지만 우익수 코디 벨린저가 역동작의 멋진 수비로 잡아내 완봉승을 거들었다. 다저스의 9-0 완승.

‘타자’ 류현진도 빛났다. 3회 희생번트에 성공하더니 6회 2사 1루에서는 시즌 첫 안타(우전 안타)를 쳤다.

류현진은 경기 뒤 “오늘 엄마 생신인데 좋은 선물 드릴 수 있었다. 완봉승은 선발투수에게 가장 좋은 하루를 뜻한다. 쉽지 않았지만 첫 이닝에 (우리 팀이) 점수를 내주니까 좀더 힘있게 상대 타자와 대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제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상태는 맞는 것 같다”며 “안 아파야 하는 게 첫번째이고, 순리대로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야 한다. 경기 외적인 부분도 좀더 신경을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에 대해 “첫 투구부터 모든 것이 완벽하게 작동했다. 오늘 밤 (애틀랜타의) 강한 타선을 완벽하게 지배했다”고 극찬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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