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10 15:05
수정 : 2019.09.10 20:22
35살 노장…한화에서 LG 이적 뒤 맹활약
슬라이더와 투심 조화…전성기 구위 되찾아
“포스트시즌을 치르려면 경험 많은 송은범이 필요하다.”
프로야구 엘지(LG) 류중일 감독이 지난 7월28일 한화에 신정락(32)을 내주고 송은범(35)을 영입하면서 한 말이다.
이 말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송은범은 후반기 엘지 불펜에서 맹활약중이다. 지난 8일 잠실 라이벌 두산전에서 2-1로 앞선 7회초 1사 1, 2루 위기에서 등판해 공 4개로 김재환과 허경민을 간단히 요리했다. 지난 1일 에스케이(SK)전에서는 44구를 던지며 ‘마당쇠’ 구실도 했다.
송은범은 지난해 한화 불펜의 핵심이었다. 7승 4패 10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50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올해는 한화에서 3패 4홀드에 평균자책점이 5.14까지 치솟았다. 주무기 투심 패스트볼이 말을 듣지 않은 탓이다.
송은범은 엘지 이적 후 보폭을 5~10㎝ 넓히고 릴리스 포인트 높이를 5㎝ 정도 낮춰 투심의 각도를 넓혔다. 여기에 투심의 반대 방향으로 휘는 슬라이더의 비중을 높였다. 두산전에서 던진 공 4개는 모두 슬라이더였다. 특히 좌타자 김재환에게도 과감하게 슬라이더를 던졌다. 포수 유강남은 경기 뒤 “좌타자를 상대로도 정확하고 완벽하게 슬라이더가 들어왔다”고 감탄했다.
엘지 이적 후 슬라이더 구사율이 급증하면서 슬라이더 45.8%, 투심 43.7%로 두 구종의 조화가 이뤄졌다. 엘지 이적 후 성적은 16경기에서 7실점(6자책)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3.38로 회복했다.
엘지는 사실상 ‘가을야구’를 확정했지만 필승조인 셋업맨 정우영(20)과 마무리 고우석(21)은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다. 반면 송은범은 포스트시즌 통산 18경기에서 4승2패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2.00으로 강했다. 한국시리즈 마운드에만 12번이나 올랐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엘지가 베테랑 송은범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