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10 16:29
수정 : 2019.11.11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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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의 고승범(가운데)이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 코레일과의 2019 케이이비(KEB)하나은행 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에서 전반 14분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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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FA컵 역대 최다 5번째 정상
코레일과 결승 2차전서 4-0
수원 이임생 감독 “1부 자존심 지키자”
사퇴 배수진 치고 반격 나서
핵심 기용 고승범 선제·추가골
김민우·염기훈이 한골씩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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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의 고승범(가운데)이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 코레일과의 2019 케이이비(KEB)하나은행 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에서 전반 14분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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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리그와 3부 격 팀의 심리적 거리. 확실히 수원 삼성은 부담스러웠고, 대전 코레일은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1부의 자존심을 지키자”는 이임생 수원 감독의 채찍이 먹혔다. 고승범과 김민우, 염기훈이 선봉이었다.
수원 삼성이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 코레일과의 2019 케이이비(KEB)하나은행 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에서 고승범의 두 골과 김민우, 염기훈의 쐐기골로 4-0 대승을 거뒀다. 1차전 0-0 무승부를 기록했던 수원은 합계 4-0으로 정상에 오르면서 2002, 2009, 2010, 2016년에 이어 다섯번째 우승컵을 챙겼다. 역대 최다 제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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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가운데) 등 수원 삼성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앞줄 맨 오른쪽이 이임생 감독.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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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은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수원은 K리그1 8위를 달리고 있지만, 축구협회컵 우승팀 자격으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챙겼다.
밑져야 본전인 내셔널리그의 코레일은 시작부터 정교한 패스와 치고 달리는 속도 축구로 수원을 압박했다. 1m85의 공격수 최동일의 침투와 제공권은 매서웠다.
하지만 둔탁했던 수원 선수들이 몸이 풀리면서 반격이 시작됐다. 선봉은 이번 시즌 출전 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던 고승범이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고승범은 전반 14분 타가트와 박형진을 통해 연결된 짧은 패스를 아크 옆에서 강하게 깔아 차면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달려들던 스피드가 발등에 더해지면서 임형근 코레일 골키퍼가 손을 뻗어도 막을 수가 없었다.
수원의 맹공은 이어졌고, 후반 23분 고승범의 추가골로 급 탄력을 받았다. 고승범은 왼쪽 벌칙구역 앞에서 25m 중거리 슛을 했고, 크로스바를 맞은 공은 골라인 안으로 떨어졌다가 나왔다. 이어 후반 32분 김민우, 후반 39분 염기훈의 추가골로 완승을 거뒀다. 후반 투입된 수원의 전세진은 단호하고 빠른 공 배급으로 도우미 구실을 하는 등 수훈을 세웠다.
사상 처음으로 팀을 결승에 올린 김승희 코레일 감독은 “후반 초반 헤딩 득점이 오프사이드 판정된 것이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 선수와 코치진이 역량을 다 발휘했다. 우리의 축구는 멈추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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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생 수원 삼성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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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부임해 곡절을 경험한 이임생 수원 감독은 우승으로 확실하게 궤도에 안착했다. 이 감독은 시즌 초반 리그 3연패로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 팀을 정비했지만 정규리그 후반 하위 스플리트(7~12위)로 떨어졌다. 외국인 선수 데얀도 역할을 못 하면서 떨어져 나갔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고교생 오현규와 20살 전세진 등 젊은 피에 힘을 실어 주었고, 자기 것을 내려놓고 타협하면서 팀을 끈끈하게 만들었다. 이날도 국가대표 홍철이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박형진을 대타로 기용하는 기민함, 고승범을 중원의 핵심으로 내세운 결단, 후반 전세진을 투입해 경기의 흐름을 바꾼 전술 대응력 등은 눈에 띄었다.
대회 기간 “사퇴 가능성”을 내비치며 배수진을 쳤던 이임생 수원 감독은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잘 해주었다. 팬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수원/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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