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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26 18:58 수정 : 2006.02.26 19:29

안현수(왼쪽)와 진선유가 26일(한국시각) 제20회 토리노 겨울올림픽 남자 5000m 계주와 여자 1000m에서 각각 금메달을 차지해 3관왕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토리노/연합뉴스

안현수 “참았던 라면 실컷 먹고 싶어요”…진선유 “엄마, 나 잘했지? 천사 언니 고마워”


이젠 ‘쇼트트랙 황제’라 불러다오!

한국 남자쇼트트랙의 대들보 안현수(21·한국체대)는 26일(한국시각) 대망의 3관왕에 오른 뒤 “마지막날까지 금메달을 따 3관왕에 오른 게 너무 자랑스럽다”며 감격해 했다. 안현수는 한국의 취약종목인 남자 500m에서도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불꽃 레이스를 펼쳐 ‘날 들이밀기’ 동메달까지 따냈다. 3관왕에 동메달1개. 올림픽 쇼트트랙 사상 처음으로 전종목 메달이라는 대기록도 남겼다. 한 외신기자는 ‘토리노에서 가장 성공한 선수’라며 안현수를 놀란 눈으로 바라 보았다.

이날 3관왕을 가른 남자 5000m 계주 막판 상황은 극적이었다. 45바퀴를 도는 경기에서 18바퀴를 남기고 한국 선수들은 1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캐나다와 접전이 이어지면서 2위로 처졌고, 송석우의 ‘밀어주기’로 마지막 2바퀴를 남겼다. 절망적인 상황. 그러나 절대 방전을 모르는 ‘인간발전소’ 안현수는 반바퀴를 남긴 마지막 코너돌기에서 순간적인 기어변속으로 폭발적인 추진력을 내며 캐나다 선수를 잡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의 6번째 금메달이며, 자신한테는 3관왕을 안겨준 영광의 순간이었다.

왼손 네번째 손가락에 은색 커플링을 낀 안현수는 도핑테스트를 받은 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힘든 훈련을 견뎌내고 메달을 따게 돼 기쁘다”며 “올림픽 첫 금메달을 딴 것도 행복한데 금메달을 3개나 따서 행복하기만 하다”고 웃음지었다.

안현수는 이날 남자 500m 결승에서 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노의 스타트가 출발신호 이전에 이뤄지지 않았냐는 의혹에 대해 “결정은 심판의 재량이다. 후회없는 경기를 펼쳤다”며 성숙한 면모를 보였다.

바이애슬론 3관왕인 미카엘 그라이스(독일)와 함께 이번 겨울올림픽 최우수선수를 놓고 경쟁하게 된 안현수는 “체중조절 때문에 먹지 못했던 라면을 숙소에 가면 실컷 먹고 싶다”고 말했다.



“금메달 1개만이라도 땄으면 했는데, 3개나 목에 거니 너무 기뻐요.”

26일(한국시각) 쇼트트랙 여자 1000m까지 우승해 한국인 첫 올림픽 3관왕에 오른 ‘쇼트트랙 여왕’ 진선유(18·광문고2). 그는 “코칭스태프에게 감사드리고, 특히 (변)천사 언니가 가장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장 자신있는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면 다른 종목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뜻대로 됐다. 오늘 1000m에서는 중국 선수에게 스타트를 뺏긴 뒤 막판을 노리는 작전으로 바꿨는데 제대로 들어 맞았다.”

진선유는 이날 한국과 중국 선수가 2명씩 오른 1000m 결승에서 꼴찌로 달리다가 2바퀴를 남기고 스퍼트한 뒤, 불과 반바퀴를 남겨두고 폭발적인 외곽 질주로 중국의 왕멍을 제치는 극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최)은경 언니가 1바퀴를 남겨두고 인코스로 치고 나오다가 양양과 부딪혔는데, 그 때문에 외곽에서 속도를 내다가 탄력을 받아 왕멍을 제칠 수 있었다.”

진선유는 ‘금메달을 따고 가장 생각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표팀 선발전을 치르기 전 왼쪽 무릎부상이 겹치면서 심한 슬럼프를 겪었다”며 “대표선발전을 포기할까 생각했지만 ‘이번이 아니래도 기회는 많다’는 생각으로 훈련했고, 결국은 선발전에서 1등을 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어제까지 3관왕 얘기를 들었을 땐 부담감도 느꼈다”며 “경기장에 들어가서 ‘한번만 참고 잘 타자’라고 마음을 다잡으면서 부담감을 훌훌 털었다”고 밝혔다. 이어 “생각했던 것보다 다른 나라 선수들의 실력이 지난해 월드컵대회 때보다 못한 것 같아서 쉽게 경기를 풀었던 것 같다”며 “올림픽 기간이 긴 만큼 체력을 적당하게 분배하는 방법도 깨달았다”고 말했다.

진선유는 끝으로 “경기가 끝나자마자 엄마와 통화를 했는데, 엄마가 또 우셨다”며 “한국에 돌아가면 집에서 푹 쉬고 실컷 놀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토리노/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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