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11.29 04:59 수정 : 2019.11.29 04:59

지난 23일 오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피겨강습회에서 학생들이 박소연(맨 왼쪽) 강사의 지도 아래 스핀 동작을 익히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대한체육회·한겨레 공동기획]
청소년체육활동지원 ‘피겨 강습회’ 현장

제대로 서지도 못하던 아이들
걷기부터 7가지 동작 4주 8차 수업
“TV로만 봤던 피겨 점프 해보니
엄청나게 어려워요
더 배워 연아 언니처럼 됐으면”

초등생들 지도한 박소연 강사
“스케이트 흥미유발이 목표죠”
강습회 4월부터 12월까지 열려

지난 23일 오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피겨강습회에서 학생들이 박소연(맨 왼쪽) 강사의 지도 아래 스핀 동작을 익히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처음엔 아이들이 빙판에서 꽈당 넘어지고 난리였는데, 이젠 서고, 스케이트를 밀고 탑니다. 헤어지려니 아쉬움이 많지만 다음에 또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피겨스케이팅 마지막 수업 1시간이 끝나자, 박소연(27) 강사는 못내 아쉬운 듯 이렇게 말했다. 토요일마다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2시간씩 4주 동안, 평소 접해보지도 못한 피겨 강습을 받은 남녀 초등학생들도 수업이 끝났지만 빙판을 떠날 줄 몰랐다.

부모를 대동하고 한번도 빠짐없이 수업을 받은 김민주(의정부 효자초등 1년) 학생은 “텔레비전으로 피겨를 봤을 때는 선수들이 점프하고 난리였는데, 해보니 엄청나게 어렵다”면서도 “뒤로 항아리 그리기가 너무 재밌어요. 앞으로 더 배워서 (김)연아 언니처럼 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남학생으로 드물게 수업에 참여한 이주원(서울 매원초등 1년) 학생은 “뭔가 재밌을 것 같아서 피겨 수업을 받게 됐다. 김연아는 이제 나이가 들어서 못 타니까 제가 연아 누나처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일인 지난 23일 오후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팅장에서는 대한체육회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지원(1년 1억8000만원)을 받아 실시하고 있는 ‘청소년체육활동지원사업’인 ‘빙상 강습회’(피겨·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가 열렸다. 트랙 길이 400m의 넓은 빙상장에는 빙속을 즐기는 장년층부터, 장차 쇼트트랙 국가대표에 도전하는 꿈나무 등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리고 빙판 한켠에서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피겨 강습회’ 마지막 4주차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 피겨 수업에 참여한 초등학생은 모두 12명. 대한체육회 생활체육정보포털(http://portal.sportal.or.kr)을 통해 신청해 선착순으로 뽑힌 아이들이다. 빙상강습회는 매년 4월부터 시작돼 12월까지 진행된다. 개인당 2만원만 내면 된다. 장비와 안전용품, 유니폼 등은 지원받는다.

초등학생들이 나란히 손을 잡고 피겨 동작을 해보이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피겨 강습회 4주 과정을 마친 초등학생들이 수료 메달을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한태린(구리 산마루초등 1년) 학생의 어머니 강신우씨는 “지인을 통해 체육회가 마련한 피겨 강습회를 알게 됐다”며 “수업을 받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데, 강사가 한명 한명 자세히 가르쳐 준다. 이번 수업에 만족한다”고 좋아했다. 그는 “아이가 스키도 타고 수영도 하는데 재밌어 한다”고 했다.

이번 피겨강습회는 엘리트 선수 출신인 박소연 강사가 항아리 그리기, 항아리 밀고 모으기, 뒤로 항아리, 뒤로 밀고 모으기, 한발들기 등 기초동작을 가르치는 것으로 8차까지 수업이 진행됐다. 피겨는 워낙 배우기 어려운 스포츠 종목이라, 아이들은 4주차가 됐는데도 서툰 몸집으로 동작 하나하나를 배우기에 바빴다.

“다리 모아서 밀고, 잘하는데….” 박소연 강사는 아이 한명씩 잡고 부족한 동작을 가르쳐줬다. “처음엔 스케이트화 신고 빙판에 서지도 못하는 아이도 있었어요. 그래서 걷기 위주로 하다가 7가지 동작을 순차적으로 가르쳤습니다.” 그는 “피겨 강습회의 학습 목표는 “흥미유발, 즉 스케이트에 재미붙이기”라며 “앞으로도 선수 꿈이 있는 어린이들은 이 다음에는 정규반에 등록해 배우면 된다”고 조언했다.

김민주 학생의 어머니 정진아씨는 “아이가 재밌어 한다”면서도 “4주 교육으로는 좀 부족한 것 같다. 아이들 수준이 다르니 진도를 나갈 수가 없다”고 아쉬운 점도 토로했다. 이번 강습을 마친 학생 12명은 강사로부터 일일이 수료 메달까지 받고 좋아했다.

청소년체육활동지원사업은 지난 2013년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시작돼 7년째가 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이태환 부장은 “서울 5곳 등 전국 17개소에서 1년에 150개 빙상 교실이 열린다. 한반의 최저인원은 15명, 피겨는 12명까지”라며 “계절에 관계없이 빙상 종목을 생활체육으로 즐기게 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