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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06 20:43 수정 : 2019.11.07 11:40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탑재한 무선 이어폰(WF-1000XM3). 사진 소니코리아 제공

라이프

하루가 멀다고 쏟아지는 무선 제품들
주변 소음 줄여주는 헤드셋·이어버드
바람 세기가 살짝 아쉬운 무선 드라이기
무선 스위치는 에너지 재활용까지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탑재한 무선 이어폰(WF-1000XM3). 사진 소니코리아 제공

유선으로부터의 자유. 인간이 기계를 사용한 뒤부터 추구하는 자유다. 편리함 때문에 무선 제품을 찾지만, 한편으로는 미덥지 않은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편리함 대신 본연의 기능을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ESC가 그래서 대신 몇몇 무선 제품을 체험했다.

■ 끝없이 음량 올리기는 인제 그만

붐비는 카페에 앉아 일행을 기다리는 일요일 오후. 스마트폰을 꺼내 평일에 방송한 드라마를 재생한다. 이어폰을 귀에 깊숙이 꽂고 영상에 집중해 보려고 하지만, 도무지 되지 않는다. 바로 옆 테이블에서 에어프라이어로 해먹으면 좋은 음식을 이야기하는 중이다. 핫도그, 고구마, 빵…. 음량을 최대한으로 올린다. 이제 옆 테이블 얘기는 잘 알아들을 수 없지만, 너무 큰 음량에 귀가 아프다. 결국 자막을 켠다. 소음이 있는 공간에서 음악을 듣거나, 동영상을 보다 보면 자주 겪는 일이다.

그래서 음악, 동영상, 팟캐스트 등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주변 소음을 줄여주는 ‘노이즈캔슬링’ 기기는 초미의 관심사다. 그저 최신 기기를 향한 욕구 때문만은 아닐 테다. 귀 건강을 지키려는 목적도 있다. 실제로 음량을 높여 음악이나 동영상을 즐기는 사람들의 귀 건강은 크게 위협받고 있다. 오승하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홍윤철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팀이 국내 중고등학생 2879명을 대상으로 청력검사를 진행했는데, 17.2%가 소음성난청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선 헤드폰과 무선 이어폰은 등장한 지 오래지만,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탑재한 제품의 등장은 오래지 않았다. 특히, 작은 부피의 무선 노이즈캔슬링 기능 탑재 이어폰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7월 소니코리아가 출시한 노이즈캔슬링 무선 이어폰(모델명 WF-1000XM3·가격 29만9000원)이 국내에서는 유일한 제품이다. 이 제품을 기자가 7일 동안 사용해 봤다.

사용 공간은 비행기, 기차, 지하철, 카페, 사무실이었다. 주로 음악과 팟캐스트를 재생할 때 사용했다. 공간마다 주변 소음의 크기, 종류가 달랐는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느낄 때는 비행기에서였다. 이착륙 때 엔진이나 브레이크의 큰 소음이 미세하게 새어 들어왔지만, 비행 고도에 올라서는 바깥소리가 비교적 잘 차단됐다. 저장된 음악을 무선 이어폰을 꽂고 듣다가, 음료 카트가 다가오자 왼쪽 이어폰의 바깥 부분에 손가락을 댄 채로 승무원과 대화했다. 이어폰에 손을 대고 있는 동안 듣고 있는 소리의 크기는 줄고 주변 소리는 들리는 ‘퀵 어텐션’이라는 기능이 활성화된다. 오른쪽 이어폰 바깥 부분에 짧게 손을 댔다 떼면 음악 재생을 정지할 수 있다. 그다음으로 효과적이었던 때는 사무실과 카페에서였다. 평소 같으면 스마트폰 음량의 80% 가까이 사용하는데,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을 썼더니 절반 정도만 써도 깨끗한 음질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한편, 지하철과 기차에서는 주기적으로 덜컹거리는 소리가 아주 효과적으로 차단되지는 않는 느낌이다. 기차와 지하철에서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데는 노이즈캔슬링 무선 헤드폰(모델명 WH-1000XM3·가격 44만9000원)이 필요할 듯하다. 이 헤드폰은 거의 모든 환경에서 주변 소음을 대부분 완벽하게 차단해, 기기가 재생하는 소리에 몰입할 수 있게 한다. 다만, 케이스까지 합한 부피가 너무 큰 점이 마음에 걸린다. 자주 사무실 밖에서 취재하고 카페 등에서 기사를 써야 하는 기자는 노이즈캔슬링 무선 이어폰이 확 끌린다.

무선 드라이기 맥스파워소닉. 사진 더블에스샤이니 제공

■ 센 바람이 살짝 아쉬운 무선 드라이기

전쟁 같은 출근 시간. 가장 짜증이 솟구치는 때는 바로 헤어드라이어의 꼬인 전선을 풀 때다. 급한 마음으로 전선을 풀다 보면 더욱 꼬이는 전선. “아! 정말!” 옆에서 놀아주길 기다리는 고양이가 외마디에 깜짝 놀란다. 무선 드라이기가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는 망설일 이유가 없었던 이유다. 국내에 정식으로 판매되는 무선 드라이기는 아직 없다. 국외 제품을 직구해서 살 수 있는데, 이 제품은 정작 국내 기업인 더블에스샤이니에서 제조,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홍콩과 싱가포르 등에 무선 드라이기를 수출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를 물었다. 김철수 영업부 팀장은 “무선 드라이기인 맥스파워소닉은 열풍 온도가 57도 정도인데, 한국인들은 유독 뜨거운 바람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국외 소비자들은 머릿결이 상할 수 있는 뜨거운 바람보다 온풍을 선호해 이 제품을 찾는다. 그래서 국외에서만 판매 중이다”라고 말했다. 더블에스샤이니는 11월 말 맥스파워소닉 신제품을 내놓는데, 이 제품은 국내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라고 김 팀장은 덧붙였다.

기자는 국외에서 판매 중인 무선 드라이기 맥스파워소닉을 5일 사용해 봤다. 이 제품은 냉풍과 온풍 버튼이 따로 있고, 바람마다 3단계의 세기로 조절할 수 있다. 가장 강한 냉풍의 풍속이 7m/s다. 온풍은 이보다 풍속이 더 낮은 편이다. 무선 드라이기의 부피는 일반 드라이기에 견줘 크지 않다. 다만,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어 약간 무거운 느낌이다. 실제 무게는 650g이고 기자가 기존에 쓰던 드라이기와 비교해보니 무게가 100g 더 나갔다. 무선 드라이기로 머리카락을 말릴 수 있다니 이보다 더 편리할 수가 없다.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드라이기를 옮길 때 거치적거리는 전선이 없다는 사실이 이렇게나 편리함을 줄 줄 몰랐다. 정수리나 목 뒤쪽을 말릴 때도 무선 제품의 편리함이 느껴졌다. 아쉬운 건 온풍 버전에서 가장 강한 바람으로 스위치를 조작했더니 바람 세기가 다소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점이다. 깜짝 놀랄 정도로 뜨겁지 않은 적절한 온도인 건 마음에 들지만, 더욱 센 바람이 필요했다. 오는 11월 말 출시하는 신제품은 풍속을 40%가량 높였다고 김철수 팀장은 소개했다. 이 제품의 가격은 미정이다.

스타트업 커널로그의 무선 스위치 비스킷과 전용 멀티탭 버터. 사진 커널로그 제공

■ 허리 숙여 스위치 끄던 날들이여 안녕

퇴근 뒤 일상. 젖은 종이 같은 몸을 이끌고 겨우겨우 잠 잘 준비를 마친 뒤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간다. 스탠드 조명을 켜고 재미있는 에세이를 읽으며 키득거리다 쏟아지는 졸음을 참지 못하고 눈을 감으려는 그때. 한껏 이완된 몸을 다시 일으켜야 하는 순간이 오고야 만다. 스탠드 조명의 스위치와 공기청정기를 끄기 위해 몸을 일으켜야 한다. 몰려왔던 잠이 달아나고야 만다. 쉽게 잠들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이런 순간이 괴롭다. 이런 수요를 파악한 통신업체들은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무선 스위치 등을 선보이고 있지만, 아쉬운 게 많았다. 대부분 스마트폰과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야 하고, 전용 콘센트를 설치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런 불편함을 줄이고, 꼭 필요한 기능만 담은 무선 스위치가 등장했다. 스타트업 커널로그가 선보인 ‘비스킷’이야기다. 이 제품은 전용 2구 멀티탭인 ‘버터’와 함께 사용해야 하는 제품이다. 버터의 전원 버튼을 눌러 등록 모드를 켠 뒤 불빛이 깜박이면 등록하고 싶은 비스킷의 버튼을 누르고 잠시 기다리면 등록이 끝난다. 이 과정을 마치면 멀리에서 비스킷 버튼을 눌러 버터 콘센트의 전원을 껐다 켰다 할 수 있다. 비스킷은 닷(·)과 대시(-) 버튼이 있는데, 이 두 버튼을 조합해 조작 패턴을 만들 수 있다. ‘닷·닷’, ‘닷·대시’ 등의 패턴을 등록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버터 멀티탭에 스탠드 조명과 공기청정기 전원을 꽂고, 각 기기에 패턴을 등록해 두면 따로 전원을 제어할 수 있다.

평소 출근하기 전 고양이가 있는 집에서 어떤 일이 생길 줄 몰라서 거실과 침실에 있는 2개의 멀티탭 콘센트 전원을 매번 꺼두는 기자는 비스킷과 버터가 정말 유용했다. 특히 급하게 나서야 하는 아침에 에어컨 뒤 깊숙하게 꽂힌 멀티탭의 전원 스위치를 조작할 때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나며 스스로 답답해질 정도였다. 그랬던 기자에게 무선 스위치는 정답이었다. 몇 번 ‘딸각’이면 허리 숙여 팔을 뻗고 전원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멀티탭의 주황색 전원 불이 꺼진다.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게다가 이 무선 스위치는 배터리를 아예 쓰지 않는다. 건전지를 갈아 끼워 넣을 필요가 없다. 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는 힘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일상생활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모아 재활용하는 기술)을 접목해 건전지나 충전 없이 버터 멀티탭과 무선 통신을 할 수 있다. 집 밖에서는 전원을 제어할 수는 없지만, 매일 멀티탭 전원을 껐다 켜는 삶을 사는 기자에게는 가장 필요한 기술만 모은 똑똑한 제품이었다. 게다가 예쁘기도 해서 마음에 쏙 든다. 버터와 비스킷 세트 제품은 현재 커널로그 공식 홈페이지, 온라인쇼핑몰 펀샵 등에서 25% 할인한 4만4800원에 판매 중이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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