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피디.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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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도대체 누구야 / 김영선 피디
이슈메이커들에게 들이대라! ‘단박 인터뷰’ 김영선 진행 프로듀서
5월1일부터 <한국방송>에서 시작한 <단박 인터뷰>는 15분짜리 짧은 프로그램이지만 방송 인터뷰의 힘을 새삼 느끼게 한다. “(재보선) 당선 후유증을 어떻게 풀거냐?”는 물음에 “말 한마디 하기 무섭다”고 불편해하는 김홍업 의원(1회)의 표정이 생생히 보이고, “한나라당(의 갈등구도)을 보는 심경이 어떻습니까?”라는 질문에 흐르는 침묵(손학규 전 경기도지사편)에는 ‘침묵했다’라는 지면의 활자가 옮길 수 없는 묘한 공기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세계 챔피언을 무너뜨린 ‘한국 수영의 희망’이 버벅대는 말투로 “아, 그게, 음, 부끄럼이 많아서”라고 연신 다른 곳을 두리번거리며 아이처럼 수줍음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박태환편)은 어떤가?
“제가 들이대는 건 잘해요”<단박 인터뷰>는 이슈 생산꾼들의 ‘준비된 말’과 정리된 요약본만 접하던 시청자나 신문 독자들에게 인터뷰를 ‘보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이 즐거움에는 답변자의 당황하고 못마땅해하며 때로는 귀찮아하는 반응에도 굴하지 않고 마이크를 들이밀며 서글서글한 웃음으로 집요하게 질문을 던지는 진행자의 모습도 들어있다. “제가 원래 들이대는 건 잘해요.(웃음) 하지만 저보다 나이도 한참 많은 어른들에게 ‘대놓고 까는’ 질문을 하는 건 쉽지 않죠. 우리 정서상 거부감을 주기도 쉽고요.” 올해로 10년차인 김영선(33) 프로듀서가 이 프로그램의 ‘간 큰’ 진행자다. 지금까지 8명을 인터뷰한 이 프로그램의 평균 시청률은 6%. 팀내에서는 아직 조바심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인터뷰 프로그램 시청률이 3~4%를 깨지 못한 데 견주면 일찍 안착한 셈이다. “인물을 많이 타는지라” 8회 주인공이었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경우 10%까지 올라갔다.
김영선 피디.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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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함과 자연스러움을 핵심요소로 꼽다보니 웃지 못할 일도 종종 벌어진다. “홍준표 의원 인터뷰 때 정치 관련 질문이 끝나고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 이야기를 꺼냈어요. 두 여자 사이에 낀 남자 주인공(김상중) 이름이 홍준표잖아요. 우스개 삼아 꺼낸 건데 너무 정색하고 화를 내시는 거예요. 의원실에서 김수현 작가한테 항의전화까지 했다고요. 드라마인데 사람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겠어요? 그랬더니 그 주인공 이름이 정동영이나 이명박이면 어떻겠냐고 다시 언성을 높이시더라고요. 100회 특집에서 재미있는 취재 뒷이야기로 넣을까 생각 중이에요.”
캐나다로 전지훈련 떠나던 날, 집을 나오는 김연아를 만나 인터뷰를 하는 김영선 피디.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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