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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30 22:45 수정 : 2007.06.01 01:47

야마하 모르포스(YAMAHA MORPHOUS)

[매거진 Esc] 오빠 달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많은 분들이 스쿠터를 타고, 산과 바다로, 또는 도심의 카페로 여행을 떠납니다. 사철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계절마다 온도와 습도가 다른 바람을 맞는 재미가 색다르지만, 그래도 계절의 여왕이라는 봄은 스쿠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천국과 같은 계절입니다. 길가엔 슬프도록 허옇게 핀 벚꽃이 가득하고, 산에는 온갖 무지갯빛의 새 생명이 눈을 즐겁게 합니다. 아카시아 향은 지친 머릿속을 휘휘 저어놓고, 적당히 데워진 바람은 가슴속까지 파고들어 계절의 시작을 알려주죠. “자, 올해도 즐겁게 보내자꾸나!” 스쿠터 애호가들은 일반 사람들보다 몇 달이나 늦은 새해를 봄날의 달리기와 함께 맞이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바뀐 삶이 십 년이나 되었네요. 처음에는 저도 스쿠터 하면 다방아가씨들이 타는 ‘택트’나 피자 배달용이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헬멧도 쓰지 않은 친구녀석의 뒤에 한 번 타본 것이 전부였는데, 이제 스쿠터 없는 삶은 생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스쿠터는 제 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낯선 공간을 찾는 즐거움을 한없이 좋아하고 즐기던 저의 대학 시절, 스쿠터는 좋은 친구요, 동반자였죠. 만원만 있어도 동해 바다를 보러 갈 수 있었고, 종로의 벼룩시장도 스쿠터와 함께라면 주차걱정 없이 구경할 수 있었죠. 그뿐인가요? 단짝과 떠난 스쿠터 전국 일주.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 저와 함께 달리고 있는 이 친구는 일본에서 태어난 ‘모르포스’란 친구입니다.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유명한 야마하 집안이죠. 700만원이라는 만만찮은 가격과 250cc라는 배기량 때문에 모터사이클 전문 면허를 따야 한다는 이유로 우리나라에는 그리 많지 않은 기종입니다. 그렇지만 ‘사랑의 크루저’라는 별명답게 연인과 함께 여행하기 좋은 스쿠터로 외국에서는 이미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둘이 타도 무척 편안한데다, 그녀가 뒤에서 살며시 안아주게끔 만든 시트 덕분에 이 세상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은 ‘데이트 머신’입니다. 게다가 옵션으로 오디오를 설치 할 수 있고, 시트 밑에는 공간이 넉넉한 트렁크가 있어서 장거리 여행에도 좋습니다. 그뿐인가요? 연비는 30km/ℓ에 육박합니다. 얼마 전에 스쿠터를 배에 싣고 3박4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는데 1000km를 달리며 이 녀석이 먹은 휘발유는 6만원어치도 안 들었답니다. 환상의 도로에서 실컷 오픈 드라이빙을 즐기고도 남들 차로 양평 한번 갔다 온 것 정도의 돈밖에 안 들었다니. 이거 반칙 아닌가요?

남들은 결혼하면 안 타겠지, 아이 생기면 그만 타겠지 하지만 전, 이미 제 아내가 될 사람과 이 스쿠터를 타고 신혼여행을 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이번에는 해안도로를 따라 서해부터 동해까지, 우리나라를 한 바퀴 돌아볼 생각이에요. 여행을 다니며 느낀 건데 우리나라에는 아기자기한 보물 같은 공간이 엄청나게 많거든요.

임유수 월간 <스쿠터앤스타일>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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