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09 18:52
수정 : 2019.10.09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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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진의 ‘콘퀘스트 브이에이치피(V.H.P)’. 사진 론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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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수의 입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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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진의 ‘콘퀘스트 브이에이치피(V.H.P)’. 사진 론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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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를 사용해본 이들은 알 거다. 스마트워치가 아니라면, 어떤 시계를 사야 후회가 없을까?
‘애플워치4’를 차고 있다. 올 초 충동적으로 구매했지만, 만족한다. 내 손목 위를 매일 점유하고 있다. 난 앱등이(애플 충성 고객을 뜻하는 은어)다. 아이폰, 아이맥, 맥북을 사용한다. 애플워치는 내가 소유하고 있는 아이템들과 간단명료하게 연동되며, 그 능력치를 유감없이 확장한다. 컴퓨터의 화면이 잠기면, 매번 비밀번호를 누르지 않아도 마우스를 살짝 건드리기면 애플워치와 연동해 ‘잠금화면’이 자동으로 풀린다. 휴대전화를 멀리 둬도 시계로 통화가 가능하다. 운동 시에도 내 운동량을 측정해준다. 더구나 심장 박동수까지 체크해, 건강 염려증이 있는 날 안심시킨다. 기존 시계들이 가지고 있는 존재 이유를 넘어 실용적인 면에서 압도적인 역량을 선보인다. 부정할 수 없다.
근데 뭔가 개운치 않다. 시계는 시계인데, 다른 능력치를 지닌 신제품이 1년마다 출시된다. 가격이 그리 싼 것도 아니다. 매년 하나씩 수집하듯 구입하기엔 부담이다. 구매를 하는 게 과연 올바른지 자문하게 된다. 이런 마음인데도 애플의 누리집에 접속해 달라진 성능을 반복적으로 체크한다.
하지만 시계는 그런 아이템이 아니다. 시계는 한번 사면 평생을, 아니 대를 물려 쓸 수도 있는 그런 아이템이다. 트렌드? 스쳐 지나가는 바람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다. 클래식한 디자인이든,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이 환호할만한 특성을 한껏 담고 있든, 시계는 출시와 함께 역사가 된다. 모든 것을 낡게 만드는 불가항력적인 시간의 특성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시간과 정비례해 빛난다. 소유한 자와 늘 함께한다는 이유로 더 높은 가치와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다양하면서도 편리한 기능을 가진 스마트워치는 구매 후, 본체의 기능이 무뎌지면, 아무리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한다고 해도 매력적인 아이템이 될 수 없다. 결론은 스마트워치보단 우리가 시계라고 불렀던 바로 그 아이템을 사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판단한다.
세상엔 좋은 시계들은 차고 넘친다. 가격도 꽤 만족스럽다. 한 아이템만을 추천하지 못할 정도로 좋은 시계는 많다. 티쏘, 해밀턴, 미도, 시티즌, 오리스, 세이코 등에서 선보이는 다양한 시계들도 그렇고, 시계 브랜드 다니엘 웰링턴에서 출시하는 제품들도 시간과 관계없이 꽤 오래 찰 수 있다.
근데 일반적인 시계가 싫다면, 론진의 지엠티(GMT·그리니치 평균시) 기능을 탑재한 ‘콘퀘스트 브이에이치피(V.H.P)’ 모델을 콕 집어 추천하고 싶다. 초정밀 ‘쿼츠 무브먼트’(전기로 움직임)를 탑재하고 있는 이 시계의 특별한 기능은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으면 알 수 있다. 순서는 이렇다. 이 시계의 플래시 세팅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는다. 스마트폰을 시계에 가져간 후 용두(손목시계 등에서 태엽을 감는 꼭지)를 누른다. 스마트폰의 플래시가 번쩍이면서 시곗바늘 모두 12시 방향으로 움직인다. 번쩍이는 플래시는 시계와 휴대전화가 연동되었다는 알림 신호다.
연동되면 애플리케이션에 표시된 홈 타임에 거주하는 곳과 여행지 도시를 선택해 용두를 다시 조작한다. 지엠티는 출장이 잦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출장지와 고국의 시간을 동시에 알려주는 기능이다. 일반적인 시계는 지엠티를 출장지에 따라 재설정해야 하는데, 조금 귀찮은 일이다.
더구나 이 시계의 디자인은 기존 시계와 차이 없고, 오래도록 착용할 수 있는 모양새를 지녔다. 스마트워치와 조금은 닮은 이 시계는 기존 시계와 스마트워치의 장점만 챙겨 담았기에 부족함을 느끼지 못할 듯싶다. 문제는 이렇게 적으면서도 조만간 판매할 ‘애플워치5’와 ‘론진 콘퀘스트 브이에이치피(V.H.P)’ 모두에게 끌리고 있다는 것이지만.
성범수(<인디드>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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