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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균 객원기자가 지난 5일 ‘플로우하우스’의 김지미 강사와 함께 실내 서핑의 세계를 처음으로 접했다.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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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ㅣ 실내 레포츠
최근 실내 서핑장 인기
겨울 레포츠로 찾는 이 늘어
기자 체험해보니
“격렬하진 않지만, 근육 탄탄해지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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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균 객원기자가 지난 5일 ‘플로우하우스’의 김지미 강사와 함께 실내 서핑의 세계를 처음으로 접했다.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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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도 서핑을 즐길 수 있다고? 정말인가? 초보자도 가능할까? 물론이다. 게다가 따뜻한 실내에서 여유롭고 안전하게 서핑을 배우고 체험해볼 수 있다. 지난 5일 경기도 기흥시에 위치한 실내 서핑 전문업체 ‘플로우하우스’를 찾았다. 겨울바람이 매서운 날이었다. 하지만 실내는 포근했다. 평일 낮이었지만, 이미 몇몇 서퍼들은 여유로운 자세로 물살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길이 12m, 폭 5m 크기의 슬로프 2기에서는 쉴 틈 없이 물살이 콸콸 흘렀다. 대형 복합상가 내에 있는 이곳은 사시사철 서핑을 즐기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미 입소문을 타고 있는 ‘핫 플레이스’라고 했다.
물론 바다와 물을 좋아하지만, 서핑은 경험해 본 적이 없다. 배워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3㎜ 두께의 대여 슈트를 입고 플로우하우스의 김지미(42) 강사에게 기본적인 설명을 들었다. 실내 서핑은 바다에서 즐기는 일반 서핑과 비교하면 간결하고 안전하다고 했다. 물살에 몸을 맡기고, 균형을 잡으면 된다. 한여름에도, 날씨가 아무리 좋아도 적당한 파도가 없으면 불가능한 게 서핑이다. 바다의 상황이나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건 실내 서핑만이 가진 큰 장점이다. “넘어질 때 잘 넘어지는 게 중요해요. 균형을 잃었다 싶으면 차라리 자리에 주저앉는 게 좋습니다.” 꼿꼿이 선 채로 넘어지면 충격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추위를 타지 않는다면 굳이 슈트는 입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 반바지 수영복에 래시가드 차림으로 서핑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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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플로우하우스’의 김지미 강사에게 지상 훈련을 받고 있는 송호균 객원기자.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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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의 안내에 따라 우선 지상에서 자세를 잡아 봤다. 보드 위에서 무릎을 살짝 굽히고 몸의 무게중심을 아래쪽으로 낮추는 게 포인트라고 했다. 엉덩이를 뒤로 빼지 말고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양발의 뒤꿈치와 발가락 쪽 모두 무게가 골고루 분배돼야 한단다. 보드는 서퍼가 무게중심을 이동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뒷발에 힘을 주면 뒤로 가고, 앞발은 정면이다.
“자 올라가시죠!” 벌써? 겁이 덜컥 났다. 강사의 손을 잡은 채 조심스럽게 보드 위에 올라섰다. 보드 끝은 지상 쪽에 고정된 상태였다. 살짝 뒤로 이동했다가 다시 앞으로 이동해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오는 게 첫 번째 목표였다. 하지만 이내 느낌이 오기 시작했다. 미끄럽다! 빠른 속도의 물살이 흐르는 슬로프 위에 떠 있는 보드에 몸을 싣고 있자니 마치 기름을 잔뜩 바른 복도에 선 듯한 긴장감이 온몸을 타고 흘렀다. 손을 놓는 순간, 그리고 강사가 보드를 슬로프로 밀어내는 순간 넘어질 것이다.
“시선은 정면! 힘 빼세요! 발가락에 힘주고! 발가락!” 기자의 손을 놓는 강사의 움직임이 마치 슬로모션처럼 보였다. ‘아차’하는 순간, 곧바로 넘어졌다. 생전 처음 보드에 몸을 실어본 초보자는 초라한 걸레짝처럼 슬로프 뒤로 끝까지 밀려갔다. 물살이 빠르기 때문이다. 양쪽으로 푹신한 범퍼가 설치돼 있고 바닥도 말랑말랑하기 때문에 특별히 충격이 크지는 않았다. 넘어지면, 그냥 밀려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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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줄을 잡은 채 실내 서핑 연습을 하고 있는 송호균 객원기자.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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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너무 힘이 들어가 있어요. 온몸의 힘을 빼고 균형만 잡으면 됩니다.” 그 뒤로 몇 번을 더 넘어졌을까. 편안하고 자유롭게 물살을 즐기는 다른 서퍼들이 부러웠다. 좌우로 보드를 기민하게 움직이는 ‘카빙턴’이나, 보드가 마치 몸에 붙은 듯 뛰어오르는 ‘힐플립’, ‘알리’ 같은 기술에 연신 탄성이 터져 나왔다.
특이한 것은 사람마다 넘어지는 방식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김 강사는 “무게중심이 잘못 쏠려있는 쪽으로 넘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사람마다 계속 한쪽으로 넘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과연. 기자는 주로 엉덩이부터, 뒤로 넘어지곤 했다. 불안한 마음에 엉덩이를 뒤로 빼고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하곤 했기 때문이다.
몸에 중심을 잡는 일이 점차 익숙해지자 강사의 손대신 로프를 잡고 슬로프 위에 올라섰다. 한 시간 정도, 여러 차례 넘어지며 강습을 받자 로프도 놓은 채 겨우 전후좌우로 조금씩 움직일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실내 서핑은 여러 서퍼와 순서대로 슬로프 위에 올라 물살을 즐기는 레포츠다.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기술이나 자세들을 지켜보게 되는데, 숙련자인 서퍼들은 초보 중의 초보인 기자가 초라하게 넘어질 때 티를 내지 않으려 애쓰며 소리죽여 웃었고, 조금이라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면 응원을 보내줬다. 마침내 물 위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게 되자 환호성과 함께 박수를 보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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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 보드 위에 선 송호균 객원기자.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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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따라 3개월 전부터 실내 서핑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고예슬(32)씨는 일주일에 2~3차례씩 이곳을 찾는 열혈 서퍼가 됐다. 은근히 운동량도 많아서, 서핑을 시작하기 전에 비하면 몸이 훨씬 탄탄해졌다는 걸 느낀다고 했다. “무엇보다 재미가 있고요, 점점 잘 타게 된다는 성취감도 정말 커요. 체력소모가 커서 다이어트 효과도 만점이고요.” 실제로 기자가 체험하기에도 그랬다. 격렬한 운동이 아닌 것처럼 보여도, 두어 시간 슬로프 위를 뒹굴자 온몸의 근육에 욱신욱신한 피로가 느껴졌다.
실내 서핑은 키 140㎝, 체중 40㎏ 이상이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신개념 스포츠다. 이날 오후에는 중학생 10여명이 처음으로 이곳을 찾았다. 대부분 넘어지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처음부터 중심을 잡고 물살을 가르는 학생도 있었다. 인솔 교사와 학부모들은 슬로프 밖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신난 아이들을 보며 함께 박수를 치고, 탄성을 지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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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 보드 위에 선 송호균 객원기자.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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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우하우스 이상준 대표는 “기본적으로 안전한 실내 스포츠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물 위에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고, 그래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용 요금은 1시간에 4만원, 2시간에 6만원이며 1년 내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은 300만원이다. 기본적인 교육비용이 포함된 가격인데, 1~4명까지 소규모 그룹이 집중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라이빗 레슨’ 비용은 40만원이다. 낮 12시부터 8시까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간단한 샤워시설과 로커가 준비돼 있고, 보드와 슈트 대여는 무료다. ‘플로우하우스’ 이용과 교육문의는 전화(010-6819-1115)로 하면 된다.
글 송호균 객원기자 gothrough@naver.com,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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